퐁냐-께방 국립공원(Phong Nha - Ke Bang National Park)은 베트남 중부의 꽝빈(Quang Binh)성에 위치한다. 퐁냐-께방은 약 20만 헥타르의 면적을 차지하며 꽝닌(Quang Ninh), 보짝(Bo Trach), 뚜엔호아(Tuyen Hoa), 민호아(Minh Hoa) 현(縣)을 포함하여, 동허이 시(Dong Hoi City )에서 북서쪽으로 약 50km정도 떨어져 있다.

퐁냐-께방은 사암, 석영, 편암, 규산질 석회석, 화강암, 화강 섬록암, 섬록암, 애플릿, 페그마타이트(pegmatite, 화강암의 일종) 등 다양한 종류의 암석들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지질박물관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퐁냐-께방은 약 4억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가장 크고 오래된 카르스트 지형(침식된 석회암 대지) 으로 뽑히며, 지구의 암석과 지층이 형성되었던 그 시기의 지형학적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여러 단계의 지질 구조 변화를 겪으며 높은 산악 지대와 퇴적물 유역을 형성하였으며, 이러한 구조 변화는 이곳의 지질학적 가치와 다양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한 퐁냐-께방의 산악지대는 약 4억년 전의 고생대 시대를 비롯하여, 약 3억4천 년에서 2억4천년 전의 석탄기와 이첩기 시대를 거쳐 이루어진 오랜 지질작용의 연대기를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석회석 산악지대에서는 지하강과 동굴들이 연결되어 있는 체계적인 지질학적 구조 또한 볼 수 있다.

카르트스 지형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은 다양한 식물종으로 둘러쌓여 있는 저산 지대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침식지형은 수많은 마모와 퇴적 과정을 반복하며 썬강(Son River), 짜이강(Chay River)의 협곡과 석회암 단층지괴 중앙부 일대를 중심으로 계단형 지형을 발달시켰다. 이외에도 석회암 산에는 다양한 암석들이 층을 이루고 있다.

퐁냐-께방은 지질학적 기원과 지형적 특징에서 비롯되는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신비하고 장엄한 자연 풍경을 자랑한다. 퐁냐-께방 국립공원은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특히 수 백 만년에 걸쳐 형성된 웅장한 모습의 카르스트 동굴이 대표적이다.

퐁냐-께방은 강우량이 매우 많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빗물이 석회암 산지로 흡수되기 때문에 강이나 계곡 등의 수가 적은 편이다.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수 천 년간 암석을 깎아 내려 많은 동굴들을 만들어 냈다. 퐁나께방의 동굴들은 기다란 지하 강, 높고 넓은 동굴 입구, 아름다운 모래언덕과 암석제방, 거대하고 화려한 종유석과 석순 등을 보유하여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영국의 동굴연구협회 (BCRA, British Cave Research Association)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동굴로 평가하였다. 

이곳에는 약 300개의 크고 작은 동굴들이 있는데, 이들은 퐁냐 소동굴(Phong Nha Grottos), 봄 동굴(Vom Caves)과 룩 몬 동굴(Ruc Mon Caves), 세 종류로 구분된다.

퐁냐 소동굴 시스템은 약 57km길이로 께방 석회암 산(Ke Bang Limestone Mountain) 기슭으로부터 시작되며 대표적인 동굴 입구는 해수면에서 300m높이에 있는 케 리(Khe Ry)동굴과 와 엔(En)동굴이다. 아울러 동굴에 연결된 나무 뿌리들은 북동쪽에서 남서방향으로 향해있다. 

약 35km가 넘는 길이의 Vom동굴 시스템은 해수면 360m높이에 위치한 룩까룽(Ruc Ca Roong)동굴로부터 봄 동굴로 이어지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룩까룽강은 산악지대와 좁은 계곡 사이를 오가며 봄 동굴 입구에 있는 짜이강(Chay River)으로 흘러 들어간다.

민 호아(Minh Hoa) 현(縣)에 위치한 룩 몬(Ruc Mon)동굴 시스템 또한 큰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굴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퐁냐 소동굴 인근에는 “건조동굴(Dry Grotto)” 또는 “상(上)퐁냐(Upper Phong Nha)”동굴로 불리는 띠엔 썬(Tien Son) 동굴이 있는데, 이 동굴은 마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듯한 화려한 종유석과 석순을 선보이며 퐁냐-께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인다. 또한, 이곳에는 티엔 동 동굴(Thien Duong Cave)이 있는데, 이 동굴은 퐁냐 소동굴과 띠엔썬 동굴보다 규모와 길이가 크며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울러, 퐁냐-께방 국립공원의 새로운 얼굴인 썬동 동굴(Son Doong Cave)은 2009년 4월 영국의 동굴 탐험대의 발견 이래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로 알려져 있으며, 동굴 안은 길이 8.5km, 높이200m, 너비200m 규모의 커다란 공간을 가지고 있다.

퐁냐께방은 이곳의 특징인 지형학, 기후, 토질, 수역과 더불어 매우 풍부하고 고유한 식물상을 자랑한다. 연구에 따르면 퐁냐-께방은 매우 넓은 열대산림 지표면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표면은 약 96.2퍼센트의 자연지역을 덥고 있으며, 이 중 약 90퍼센트 이상이 원시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 보여지는 희귀 동,식물종들은 바로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에서 비롯되었으며 퐁냐-께방 산림생태계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퐁냐-께방의 식물 종들은 13개의 희소종을 포함하여 약 152족, 511파, 876종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38종이 베트남 동·식물도감에, 25종이 국제자연보호연합(IUCN -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의 동·식물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퐁냐-께방 국립공원에서의 매우 중요한 성과는 바로 이 지역에서 발견된 싸오라(Sao la), 망런(Mang lon), 망 쯔엉 썬(Mang Truong Son), 3개의 희귀 종들인데, 특히 이 중 싸오라와  망런은 지금까지 세계 최초로 발견된 종으로써 그 가치가 매우 크다. 

퐁나께방에 기록되어 있는 81종의 파충류와 양서류 중, 18종이 베트남 동·식물도감에, 6종이 국제자연보호연합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목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 밖에도 퐁냐-께방에는 나비 259종,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종이자 꽝빈(Quang Binh)지역 토착종 4종을 포함한 어류 79종, 조류 302종이 있는데, 조류들 특히 베트남 동·식물도감과 국제자연보호연합 동·식물도감에 각각 15종과 19종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블랙볏(black-comb) 파란 꿩(ga loi lam mao den), 흰색꼬리 파란 꿩(ga loi lam duoi trang), 공작새 등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종들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퐁냐께방 국립공원은 다양한 동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자연 박물관으로 여겨진다. 

퐁냐께방 국립공원의 신비로운 자연 풍경과 생물다양성은 지구의 중요한 지질학적, 지형적 역사를 말해줄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대변하는 중요한 산물로서, 2003년 7월 파리에서 열린 제 27회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